the mist
이렇게 진작부터 여러 리뷰들을 접하고 영화를 보러 가는 일이 없는데 어쩌다보니 이런 저런 이야기를 이미 배부르게 듣고서(내가 늦은 이유도 있지만) 극장으로 향했다. 내가 자주 들르는 블로그의 리뷰어 분들을 비롯한 다수의 목소리는 미스트를 굉장히 훌륭한 영화라 칭찬했고 나도 기냐 아니냐 를 묻는다면 정말 좋게 봤다. 영화를 본 사람들의 평을 극과 극으로 가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충격적인 결말의 공만은 아니다 ('숨이 턱 막힌다'는 말뜻을 몸소 느끼긴 했다)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진 커다란 괴물 영화들을 안 좋아하는데 영화의 중앙에 위치한 괴물 자체 뿐 아니라 영화 전체에서 너무 들뜬 분위기, 좀 더 감정을 반영하여 말하자면 신경질적인 색감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산만하다. 그런데 이 영화는 물론, 괴물 영화이긴 하지만 단순히 괴물 영화라고 할 수 없는 영화다. 화면은 살짝 톤이 다운되고 약간 거친 듯 하여 나에게는 안정감을 주었다.영화는 사람들이 느끼는 공포, 불안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초자연적인 존재인데다 정체가 불분명한 대상으로부터 주어지는 기약 없는 공격. 우왕좌왕하다 급기야 미쳐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답답함을 느낌과 동시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던 것은 영화 속 인물들의 심리가 고스란히 나에게도 전해졌기 때문이었다. 영웅형 주인공이 등장하여 괴물과 혹은 반대 세력과의 대결에서 이겨, 말미에는 승리의 깃발을 꽂고서 환하게 웃어주길 바란 (그래서 결말을 욕하는) 관객들도 오히려 공감의 측면에서는 영화의 결말이 훌륭하다고 느낄 것이다. 한 치 앞을 디딜 수도 없는 안개 속을 살아가야만 하는 것이 인간의 숙명일테니.



이전엔 스티븐킹 원작의 영화들을 보고 한 번도 원작을 보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없었는데, 이번엔 책을 좀 찾아서 보고 싶어졌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는 볼 자신이 없고, 맘에 들었던 장면만 골라서. 마트의 유리를 통해 안개 속(에 숨겨진 괴물)을 들여다보는, 동일한 곳을 동일한 불안을 가지고 바라보는 사람들의 '가지런한' 얼굴을 비춰주던 장면, 몸에 줄을 매고 나갔던 사람이 반 토막이 되어 돌아오는 장면, 그리고 물론 충격의 결말도.영화에서 이만큼이나 충분히 인물들의 속내를 들여다보게끔 보여주었다면 책에서는 어떻게 묘사되었을까 상당히 궁금해진다. 드문 일이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by 소요 | 2008/01/30 14:54 | 보기 | 트랙백 | 덧글(2)
트랙백 주소 : http://soyoapril.egloos.com/tb/135690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at 2008/02/01 14:2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소요 at 2008/02/03 12:14
응 이제 함 볼 때 됐다 만나만나 크크

:         :

:

비공개 덧글

< 이전페이지 다음페이지 >